[사설]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 제2의 도약 전환점으로

2026년 4월 28일, 킨텍스에서 개최된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 기념, "2026 한마음 대축제" 행사에서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과 함께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제10대 집행부 임원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4월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한마음 대축제,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 행사는 본회 전국 17개 시?도회 소속 주택관리사 4300여 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로, 공동주택 관리 역사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겼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지난 ‘35년을 되돌아보고 미래 35년을 설계’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공동주택 관리현장을 지켜온 주택관리사들의 사명과 역할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참석하고, 여야 대표가 함께 축사를 전한 점은 공동주택 관리의 중요성과 주택관리사의 위상이 사회적으로도 크게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주택관리사 제도는 1989년 9월 5일 ‘공동주택관리령’에 근거를 두고 도입됐으며, 1990년 3월 1일 제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이 시행됐다. 그리고 첫 합격자 발표일인 4월 28일을 ‘주택관리사의 날’로 지정하고 올해로 36주년을 맞이했다. 현재까지 총 6만8473명의 주택관리사가 배출됐다. 이 제도는 공동주택을 보다 투명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국민 주거수준 향상과 자산 가치 보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국가 공인 전문자격이다.
그러나 지난 36년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자격제도 폐지 위기까지 거론된 ‘5년 일몰제’ 논란,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과다 배출 문제, 전문성과 정체성 혼선, 사후관리 인식 부족, 제도적 미비 등 숱한 난관이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주택관리사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여의도와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집단행동과 삭발 투쟁까지 감행해야 했다. 이는 단순한 이익 요구가 아니라 제도의 합리적 운영과 직역의 존립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외침이었다. 이러한 투쟁과 노력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사회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일정한 성과도 이뤘다. 협회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주택관리사 단체는 사단법인에서 법정 법인으로 위상이 격상됐고, 자격시험은 상대평가제로 전환돼 배출 규모 조절의 기반이 마련됐다. 임대주택 의무 배치 확대와 공제사업 활성화 등 권익 보호 역시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관리사무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 간 권한과 책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갈등이 빈번하고, 일부 현장에서는 부당한 간섭과 이른바 ‘갑질’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과도한 과태료 부과 체계는 관리주체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관리사무소장의 신분 역시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장기수선제도 또한 현실과 괴리가 커 국민 재산 보호 측면에서 보완이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법적 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택관리사의 업무 범위와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는 ‘주택관리사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아울러 공동주택 관리를 전담하는 중앙행정조직 신설을 통해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며, 과태료 체계 역시 현실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변화하는 주거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역량 강화 시스템도 한층 고도화돼야 한다.
이번 제36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시된 비전과 과제는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관련 단체와 업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실질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주택관리사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주거환경과 복지의 질을 책임지는 전문 직역이다. 공동주택이 우리나라 주거 형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현장을 지켜온 주택관리사들의 헌신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자산이다.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이 단순한 기념을 넘어 미래 제2도약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순간에도 공동주택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땀과 책임 위에, 보다 공정하고 전문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