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주택 정책은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공동주택 관리 비리가 만연해지자 정부는 공동주택 관리 체계 정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1987년 12월 4일 주택관리사 제도를 도입했다. 주택관리사는 공동주택의 부대시설·복리시설 등 공용부분을 유지·관리·보수하고 이에 필요한 경비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이와 같은 공동주택 관리 업무의 전문가를 주택관리사로 선발하기 위해 1990년 3월 11일 제1회 주택관리사 시험이 실시됐다. 일본의 맨션, 미국의 콘도미니엄 등 해외에도 우리나라의 공동주택과 같은 주거시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주거지 관리자는 어떻게 선발되고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까?
일본 우타지마 맨션
일본 - 맨션관리사·관리업무주임자 자격시험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공동주택과 같은 맨션이 존재하고 이를 관리하는 관리자로는 맨션관리사와 관리업무주임자가 있다. 맨션관리사와 관리업무주임자는 국가 공인 자격으로 연 1회 실시되며 국토교통성이 지정한 기관에서 출제한다.
맨션관리사는 관리조합에 소속되거나 독립적으로 ▲관리조합 운영 ▲관리규약 제·개정 ▲장기수선계획 수립 ▲입주자 간 분쟁 예방 및 조정 등 업무 등에 대한 어드바이저의 역할을 하고 관리업무주임자는 맨션관리회사 소속으로 단지의 담당자이며 ▲위탁계약 체결 ▲관리비·수수료 등 관리업무 전반에 대한 사무와 보고 업무를 담당한다.
맨션관리사 시험과 관리업무주임자 시험은 위탁계약, 관리업자와 관리자, 관리조합(우리나라의 입주자대표회의·관리단과 유사), 관리규약, 장기수선계획, 공용부분의 변경, 회계 등 관리업무 전반과 관련된 법령을 중심으로 문제가 구성돼 있다.

호주 시드니 스트라타
호주 - 스트라타 매니저·스트라타 커뮤니티 매니저 인증 제도
호주에는 우리나라의 공동주택과 같은 공동소유형 아파트인 ‘스트라타’가 있고 스트라타 매니저와 스트라타 커뮤니티 매니저가 이를 관리한다. 스트라타 매니저는 재무관리, 회의 운영, 계약·유지보수, 법규 준수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매니저의 자격은 SCA Australasia(Strata Community Association Australasia) 같은 단체에서 인증(Accreditation) 제도를 통해 획득할 수 있으나 자격 취득 요건은 주마다 다르다. 다만 공통적으로는 TAFE(기술전문학교) 또는 RTO(Registered Training Organisation,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Certificate IV 또는 Diploma 등의 공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객관식·서술형 시험, 사례 분석 과제(Assignments), 실제 업무 시뮬레이션 등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시험 내용은 ▲스트라타 관련 법령 해석 ▲예산·회계·관리비 ▲유지보수·계약 관리 ▲분쟁 조정·중재 절차 ▲총회·위원회 운영 규칙 ▲윤리·책임·보험 등으로 구성된다. 이후 자격 요건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범죄경력 조회, 보험 가입을 의무적으로 행해야 한다.
주별 자격 취득 요건을 살펴보면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RTO 내부 시험과 과제를 통한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 내용은 재무·예산·분쟁 해결, 회의 절차, 계약 관리 등이다. 이에 통과하면 Class 2 Strata Managing Agent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다. Class 2 라이선스 보유자는 스트라타 관리 회사에 주니어 또는 어시스턴트(우리나라의 주택관리사보와 비슷한 개념)로 취업할 수 있다.
주니어 또는 어시스턴트로 12개월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고 Diploma 교육을 이수한 Class 2 취득자는 최상위 라이선스인 Class 1을 취득할 수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무경력 단독 운영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스트라타 관리자 자격 취득이 가장 어려운 주로 손꼽힌다.
퀸즐랜드주의 경우 구분소유자 전체가 자동으로 법인체를 구성하는 Body Corporate(집합건물 관리단과 유사) 운영 제도와 단지 성격에 따라 다른 운영 규칙을 적용하는 Regulation Module(실무 규제의 인증 단위) 제도로 스트라타 관리를 법제화하고 있다. 두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관리자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달리 퀸즐랜드주는 소유자 자치권을 더욱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스트라타 관리자의 권한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뉴사우스웨일스주에 비해 자격 취득이 용이하다고 평가된다.

캐나다 밴쿠버 콘도미니엄
캐나다 - 콘도미니엄 관리자 자격시험
캐나다에는 우리나라의 공동주택과 같은 콘도미니엄이 존재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주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콘도미니엄 관리자는 ▲재무·예산 ▲Board(이사회) 지원 ▲계약·유지보수 ▲법령 준수 ▲분쟁 대응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콘도미니엄 관리자 자격시험이 가장 구체적인 주는 온타리오주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콘도미니엄 관리자 라이선스가 입문 단계(General Licence), 중간 단계(Limited Licence), 최상위 단계(Transitional 또는 Full Licence) 등 3개 단계로 구분된다.
입문 단계인 General Licence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콘도미니엄법(Condo minium Law), 건물의 물리적 관리(Physical Building Management), 재무 계획(Financial Planning), 직업윤리(Professional Ethics) 등 4개의 공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각 과목별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시험은 법령 해석의 비중이 높지만 암기형 문제보다는 상황 판단, 이사회 대응, 책임 소재 판단과 같은 문제 위주로 출제된다.
반면 앨버타주의 경우 공인 자격제도는 없지만 ACM(Associate Condomin ium Manager, 입문 과정), CCM(Certified Condominium Manager 중급 이상 과정) 등 민간 시험이 존재한다. 해당 시험들은 “이 상황에서 관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 사례형 문제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는 콘도미니엄법, 관리자의 직무 범위, 관리자의 윤리·책임, 기본 재무관리 등의 내용을 다룬다. CCM의 경우 공용부분의 관리, 갈등·분쟁 관리 등에 관한 문제도 출제된다.

미국 네바다주 콘도미니엄
미국 - 콘도미니엄 관리자 자격시험
미국 역시 캐나다와 같이 우리나라의 공동주택과 같은 콘도미니엄이 있고 콘도미니엄 관리자는 ▲입주자협회(HOA: Homeowners Association)의 이사회 지원 ▲예산·회계 ▲계약·유지보수 ▲규약 집행 ▲분쟁·민원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연방 공통 자격제도는 없고 CMCA(Certified Manager of Community Associations, 가장 범용적인 관리자 자격), CAI(Community Associations Institute, 단계형 자격 시스템) 등의 민간 자격증이 존재한다.
CMCA는 ▲법·거버넌스 ▲재무관리 ▲운영·유지보수 ▲리스크·보험 ▲윤리·커뮤니케이션 등의 내용을 객관식 문제로 출제하는 시험 중심의 자격증이다. 반면 CAI는 ▲법·거버넌스 ▲재무 심화 ▲리더십·전략 등에 대한 사례를 분석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실무 중심의 자격증이다.
다만 플로리다주의 경우 CAM(Community Association Manager) 라이선스 취득이 의무화돼 있다. CAM은 법·규제, 재무·회계, 운영·계약, 윤리·커뮤니케이션 등 4과목으로 구성되며 라이선스 취득 전 주정부 승인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CAM 라이선스는 난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2년에 1회 갱신이 필요하다.
네바다주의 경우 콜로라도와 유사한 Nevada CAM(Community Asso ciation Manager) 라이선스가 존재한다. 시험과목과 교육과정 수료·갱신이 필요한 점은 콜로라도의 CAM과 같으나 시험 난도가 콜로라도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베를린 보눙
독일 - 하우슈버발터(Hausverwalter) 자격제도
독일에는 보눙(Wohnung)이라는 공동주택이 존재하며 보눙 관리의 기반은 WEG법(Wohnungseigentumsgesetz, 임대차법 및 주택 소유권법)이라는 법적 제도다. 보눙의 관리자는 하우슈버발터(Hausverwalter)라고 하는데 미국과 마찬가지로 민간 자격제도로 존재한다. 하우슈버발터는 모든 아파트 소유자가 자동으로 회원이 되는 WEG(Wohnungseigentümergemeinschaft, 주택 소유자 공동체, 우리나라의 집합건물 관리단과 비슷)의 지시 아래 ▲회계·관리비 관리 ▲공용부분 유지보수 ▲총회 준비 ▲이사회·소유자와 커뮤니케이션 ▲법적 책임 준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하우슈버발터 시험은 필기시험, 구술시험, 사례 분석 과제 순으로 진행되며 WEG법을 이해하고 있는지와 회계, 운영, 보험, 분쟁 관리 등 실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실시된다. 시험과목은 ▲법률·거버넌스 ▲재무·회계 ▲건물·시설 ▲관리 분쟁·커뮤니케이션 ▲윤리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구술시험은 법률 및 사례 대응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되며 사례 분석 과제는 관리 계획·재무 보고 작성 능력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하우슈버발터 자격 취득 후 실무경력을 쌓으면 상위 자격인 부동산전문관리사(Fachwirt für Immobilien)를 취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