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기고] 최승용 경기도의원, "처벌 만능주의로는 공동주택 비리 근절할 수 없다"

작성일 :
2026-05-29 09:23:26
최종수정일 :
2026-05-29 09:24:24
작성자
경영지원실
조회수 :
30

[기고] "처벌 만능주의로는 공동주택 비리 근절할 수 없다"
사후 징벌에서 '사전 예방 중심'의 구조개선으로 전환해야 할 때

 

최승용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의원

 

정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대책’은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리비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점에서 분명한 명분과 의미가 있다.

관리비 유용, 금품수수, 허위 장부 작성과 같은 고의적 비위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엄정한 책임과 처벌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대책의 방향성을 보면 깊은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현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보다 비리 주택관리사의 제재를 ‘자격정지’에서 ‘자격취소’로 강화하고 형사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오직 ‘처벌과 제재 강화’에만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처벌만 강화한다고 범죄가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정책 실패가 증명하고 있다. 제도의 맹점은 그대로 둔 채 현장 실무자에게 몽둥이만 휘두른다고 해서 공동주택 관리의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 문제의 본질은 처벌이 아닌 복잡한 ‘구조’에 있다

현재 공동주택 관리 현장은 매우 복잡한 구조 속에 운영되고 있다. 입주민,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위탁관리업체, 각종 용역업체,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얽혀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권한과 책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관리주체의 책임 범위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 권한, 위탁관리업체의 역할, 지자체의 지도·감독 책임 등이 모호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갈등과 혼선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 채 사후 처벌만 강화한다면 문제의 본질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을 위축시키고 책임 회피만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처벌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비리 근절의 진짜 답은 제재 강화가 아니라 정확한 현장 이해와 사전 예방에 있다. 공동주택 관리 정책은 이제 ‘사후 징벌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과감하게 전환되어야 한다.

◆ 비리가 발붙일 수 없는 환경, 무엇이 선행돼야 하는가?

비리가 발생한 뒤 처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리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방향을 재점검하고 다음의 사안들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첫째, 집행 절차의 투명성 확보와 회계·계약 업무의 표준화다.

현장마다 제각각인 기준을 통일하고 누구나 따를 수 있는 명확한 절차를 마련해야 비리가 끼어들 틈이 줄어든다.

둘째, 각 주체 간 권한과 책임의 명확한 경계 설정이다.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지자체 간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여 현장의 혼선과 갈등을 줄여야 한다. 어디까지 결정하고 어디서부터 책임지는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처벌을 강화해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셋째, 고의적 비리와 단순 행정착오의 엄격한 구분이다.

제도 미비로 인한 절차상 문제와 행정착오까지 포함한 모든 사안을 형사처벌과 자격 제한으로 옥죄면, 관리자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보다 책임 회피를 우선하게 된다.

그 결과는 결국 공동주택 관리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 “현장에 답이 있다” 일방적 입법 대신 소통이 먼저다.

공동주택 관리의 본질은 입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시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현장 관리자가 과도한 규제와 책임 부담에 매몰된다면 입주민을 위한 서비스 역시 위축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경기 북부 타운홀 미팅을 통해 “현장에 답이 있다”고 직접 강조한 바 있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일방적인 입법 방식은 그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국토부는 일방통행식 규제를 멈추고 주택관리사, 입주민, 지자체, 관리업계 등 현장의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공청회와 사회적 논의 과정을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

공동주택 관리의 신뢰는 처벌 강화라는 칼춤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현장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제도, 명확한 책임 구조, 그리고 예방 중심의 관리 시스템이 삼박자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투명성과 신뢰가 확보될 수 있다. 비리 근절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은 멈춰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처벌 만능주의’가 아니라, 현장을 살리는 실효성 있는 구조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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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6-01-29 13: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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