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신문] 혼란을 주는 공동주택관리법령 용어들 1 - 주체가 아닌 이들에 붙여진 '관리주체'란 이름

작성일 :
2026-02-20 15:28:21
최종수정일 :
2026-02-20 15:28:54
작성자
경영지원실
조회수 :
22

혼란을 주는 공동주택관리법령 용어들 1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를 위해 주택법에서 관리 관련 부분을 떼어내 공동주택관리법을 제정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개정 과정을 거쳐왔지만 여전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내용들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현장의 실정과 맞지 않은 법령상 용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오해와 혼란을 일으켜 개선이 요구된다. 이처럼 정의가 모호해 혼란이 있는 용어들을 연속으로 살핀다. 이번에 다룰 용어는 ‘관리주체’다. 

관리소장·관리회사
입대의 결정으로 업무함에도
법에선 ‘관리주체’로 정의돼 
권한 없이 책임만 가득

 

'주체(主體)'란 단어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단체나 행위의 중심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특히 법이나 행정에서는 어떤 행위에 있어 권한과 책임을 갖는 당사자라는 뜻을 갖는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관리의 주체는 누구일까. 언뜻 생각하면 공동주택의 주인인 입주민들을 대표하는 입주자대표회의를 떠올릴 수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조(정의) 제1항 제10호에서는 ‘관리주체’의 정의로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다음 각 목의 자를 말한다면서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인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 ▲관리업무를 인계하기 전의 사업주체 ▲주택관리업자 ▲임대사업자 등을 나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크게 공동주택이 자치관리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관리소장이, 위탁관리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주택관리업자(관리회사)가 해당 공동주택의 ‘관리주체’가 된다.

‘주체’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관리주체’는 공동주택 관리에 있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일반이 떠올리는 의미와 거리가 있다. 

공동주택에서는 자치관리든 위탁관리든 관리 관련 업무들이 입주자대표회의 의결과 승인에 따라 이뤄진다. 경비, 청소, 소독, 승강기·정화조·조경 등 관리, 소방·어린이놀이시설 등 각종 시설 점검과 검사, 보험 등 26개 외주계약 등이 그러하며 위탁관리라 해도 주택관리업자 소속의 관리소장 등 관리직원 선발과 임금에도 입대의가 관여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도 관리주체와 관리소장의 업무로 입대의에서 의결한 사항의 집행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실상 관리주체인 관리소장이나 주택관리업자에게 의사결정권이 없다시피 하고 어느 것 하나 입대의 승인 없이 집행될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관리소장과 주택관리업자는 관리주체라는 용어에 갇혀 권한 없이 책임만 지게 되는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위탁관리회사는 공동주택 시설물의 소유자나 의사결정권자가 아님에도 사고가 나거나 시설 하자로 피해가 발생하면 관리주체라는 이유로 점유자로 오인받아 손해배상 등 책임을 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동주택관리법의 관리주체 정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법원에서는 관리주체라는 용어만 보지 않고 실제 관리 관련 사항을 결정하는 주체를 살펴 위탁관리에서 관리회사가 아닌 입대의를 실질적 관리주체나 점유자로 판단한 판결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2024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용균 판사는 아파트 횡주관 막힘으로 인한 누수 피해에 대해 보험사가 위탁관리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관리소장이 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는 그 업무를 집행하는 경우여야 하는데 관리소장(관리회사 역시 마찬가지다)은 입대의 지시나 사전 동의를 받아 공용부분을 관리하고 하자 발견을 할 수 있을 뿐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아파트 횡주관의 누수 원인을 찾아낼 책임과 권한, 세정공사의 시행여부 결정권 등은 입대의에 있다고 봐야 하고 관리소장이 아파트에 발생한 누수로 인한 모든 하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2024년 4월 같은 법원의 전경세 판사도 많은 비로 옥상 배수구가 퇴적물 등으로 막히면서 아래층 세대에 누수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가사상, 영업상 기타 유사한 관계에 의해 타인의 지시를 받아 공작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하는 자가 있는 경우에 그 타인의 지시를 받는 자는 민법 제195조에 따른 점유보조자에 불과하므로 민법 제758조 제1항에 의한 공작물 책임을 부담하는 점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사의 구상금 청구를 기각했다.

전 판사는 “관리회사는 ▲입대의 지시에 따른 관리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관계인 점 ▲공동주택의 관리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인 점 ▲해당 아파트 공용부분의 점유에 기초한 독자적 사회적·경제적 이익이나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고 단지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입대의와의 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받고 있을 뿐인 점 등을 종합하면 관리회사가 아닌 입대의를 아파트 옥상과 옥상 배수구의 점유자로 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판단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관리회사를 공용부분 점유자로 보는 것에서 입대의를 점유자, 관리주체라 판단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사용하는 관리주체라는 용어도 사회통념상 이해되고 있는 주체의 의미와 결을 맞출 때가 됐다.


최종수정일
2026-01-29 13: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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