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신문] 전기차 충전시설 책임보험 관련 졸속 추진에 관리현장 '혼란'

작성일 :
2026-02-11 11:43:19
최종수정일 :
2026-02-11 11:43:45
작성자
경영지원실
조회수 :
21

전기차 충전시설 책임보험 관련 졸속 추진에 관리현장 '혼란'

충전시설 책임보험 가입 의무

법 조문에 관리자 포함 논란

 

 

기후환경에너지부(이하 기후부)는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자(이하 충전시설 관리자)에 손해배상책임보험(이하 책임보험) 가입 의무를 부여하고 미가입 시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전기안전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같은 달 28일부터 시행됨을 알렸다.

그러나 실제 책임보험 미가입 충전시설 관리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는 먼저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및 변경 신고가 완료된 이후 책임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절차적 특성상 기존 전기차 충전시설의 경우 신고기한인 5월 28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현행 법령에 따르면 충전시설 관리자에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장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법령 시행됐음에도 애매한 답변에 현장은 '명확한 기준 내달라'

전기안전관리법 제21조의3에 따르면 충전시설 관리자에게는 충전시설의 설치·보존·관리로 인한 화재 등으로 인해 재산·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과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가 부여된다. 동법 제21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충전시설 관리자에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친환경자동차법) 제11조의2에 따라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자도 포함한다.

친환경자동차법 제11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소유자(단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의무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관리자)는 전기차 충전시설 및 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미 지난해 11월 4일 관리소장에 대한 책임보험 가입 의무 부과에 대해 산업통상부 관계자에 직접 문의했으나 “아파트가 충전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충전사업자에게 보험 가입 의무가 부과될 것으로 보이고 아파트가 자체적으로 충전시설을 설치한 경우 관리주체에 보험 가입 의무가 부과될 것 같다”며 “시행령 공포가 늦어지는 만큼 개정 법안 시행일에 맞춰 보험 미가입 여부를 단속하는 것이 아닌 일정 수준의 유예기간을 부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불명확한 응답을 들은 바 있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충전시설 책임보험 가입 의무 정책에 현장의 관리소장들은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최근 본지에도 ‘충전시설 보험 가입과 관련해 관리소가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의 한 관리소장은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라는 규제에 단지 내 충전시설 수십 대를 설치했다”며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에 따라 충전시설을 마련했는데 연이은 전기차 화재 소식과 이에 따른 안전 규제가 추가되며 최근에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충전시설 현황 등을 신고하고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전시설 설치부터 신고·보험 의무까지 관련 정책이 일관성있고 매끄럽게 진행되는 경우가 없다”며 “항상 졸속으로 관련 제도나 규제를 만들고 정책을 추진하는 데다 딱 부러지게 명확한 설명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책 홍보도 미흡한데 무턱대고 제도 추진

지난달 말부터 경기 하남시 등 일부 지자체는 공식 SNS 등 홍보채널을 통해 충전시설 신고 및 책임보험 의무화 안내를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 안양시의 한 관리소장은 “충전시설 신고·책임보험 가입 등에 대해 관할 지자체 등으로부터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충전시설의 책임보험을 가입하게 된다면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보험료 지불 관련 절차를 밟아야겠지만 수십대의 충전시설에 대한 보험료를 입주민들이 흔쾌히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자동차법에서 규정하는 공동주택의 관리자가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지’에 대해 친환경자동차법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 측은 본지에 “공동주택관리법 제2조 제10항에 따른 관리주체로 자치관리 단지의 관리소장, 주택관리업자, 관리업무를 인계하기 전의 사업주체, 임대사업자 등”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강은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정책제도실장은 “지난해 9월 충전시설 책임보험 가입의무와 관련해 당시 전기안전관리법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에 민원을 신청한 바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보험 가입주체에 대해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공작물 설치 및 보존 하자로 타인에 피해를 끼칠 경우 공작물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규정에 의해 재난배상책임보험의 경우 동법 시행령 제84조의6에 따라 가입대상시설의 소유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 점유자에 재난배상책임 보험을 가입토록 정하고 있기에 충전시설의 소유자가 아파트 입대의일지라도 충전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충전시설의 유지·보수, 운영관리 등이 수행되는 경우 실질적 점유자인 충전사업자가 충전시설 책임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기안전관리법 주무부처인 기후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전기안전관리법령에 따라 공동주택 관리소장, 주택관리업자 혹은 공동주택의 소유자인 입대의에 충전시설 책임보험 가입 의무가 부여될 수 있다”며 “그러나 많은 아파트가 정부의 충전시설 보조금 사업을 통해 충전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충전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충전사업자들이 보험을 가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충전사업자를 통한 충전시설 설치가 아닌 아파트 자체 비용으로 충전시설을 설치해 아파트가 충전시설을 소유·관리·운영하고 있고 그 수익도 취하는 경우 충전시설 신고 및 책임보험 가입 의무를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기차 충전사업자와 더불어 공동주택의 관리자인 관리소장과 주택관리업자도 전기차 충전시설에 대한 위치·설치수량·충전규격을 신고하고 보험에 가입할 의무를 지게 됐다.

충전시설 관련 사업 주무부처와 전기차 정책 주무부처 엇박자

이 같은 충전시설 책임보험 관련 난맥상에는 전기차 충전시설 관련 규제의 졸속추진과 더불어 관할 부처 간 엇박자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자동차법은 주무부처가 산업통상부지만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사업의 운영은 기후부가 맡고 있으며 전기안전관리법은 지난해 10월 1일자 정부 조직개편 이전까지 구 산업통상자원부, 현 산업통상부 에너지안전과가 담당했지만 조직개편으로 에너지 정책기능이 산업통상부에서 기후부로 넘어가며 기후부 소관이 되는 등 관련 정책·제도의 기능이 두 행정부처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다.

기후부는 ‘2025년 전기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 보조금 및 설치·운영 지침’(이하 지침)을 발표하며 충전시설의 운영 및 관리 부분을 통해 충전시설의 운영과 관련해 한국환경공단에 충전시설의 설치 지점, 주요 제원 등을 신고토록 규정하고 지난해 2월 25일부터 시행했다. 또한 해당 지침에는 충전시설의 유지·보수, 정기점검 등 충전시설 관련 관리에 대한 주요 사항들을 정리해 뒀고 이를 보조금 집행 및 환수 등과 연계해 강제력도 부여했다.

심지어 지침의 관련 사항은 지난해 추가된 신설 규정도 아니다. 환경부의 2022년 지침에도, 2017년 지침에도 해당 규정은 존재해 왔다. 또한 2017년의 지침에는 충전시설 유지·보수 및 정기점검의 주체로 충전사업자가 명시돼 있었다.

반면 ‘전기안전관리법’에 충전시설의 신고 및 책임보험 가입 의무 부여 규정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이미 기후부와 기후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충전시설 관련 정보를 신고받고 있던 시점이다. 따라서 지자체와 한국환경공단이 충전시설 관련 통합 관리망을 구축하지 않아 충전시설 관리자는 유사한 신고를 2중으로 하게 되며 오히려 퇴보했다고도 볼 수 있다.

2023년 건축공간연구원 권오규 부연구위원 등은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현황과 쟁점 이슈’ 보고서를 통해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운영에 있어 법적·제도적 문제가 얽혀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방식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 ▲전기차 화재에 대한 철저한 대책 수립 등을 제언했다.

친환경자동차법 제1조에 ‘해당 법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종합적인 계획 및 시책을 수립해 추진하도록 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 생활환경의 향상을 도모하며 국가경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법의 목적을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파편화된 법률과 중앙부처 간 중복 규제로 전기차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종합적인 계획·시책’을 수립해 추진하지도, ‘국민 생활환경의 향상’을 도모하지도 못 한 채 불편만 주고 있다.

이상배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서울시지부장은 “충전시설 책임보험 가입 의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며 “아파트에 설치된 충전시설은 대부분 장소만 충전사업자가 설치·관리하고 아파트는 장소만 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전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충전시설을 설치해 발생하는 수익은 그들이 취하고 있는데 왜 충전사업자가 아닌 아파트 관리주체에 신고·책임보험 가입 의무가 부여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관리소장이나 주택관리업자에게 이러한 의무가 부여되면 결국 이에 대한 비용은 입주민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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