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설립 절실
대한민국의 주거 형태가 아파트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특히 인천시는 도시 외연 확장에 맞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 증가율과 실거주 비율을 보인다. 2025년 8월 기준 인천의 인구는 304만 명을 돌파했다.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역시 전년 대비 12.5% 증가한 1090개 단지에 달한다. 이는 전국 의무관리 단지의 5.1%에 해당한다.
인천 시민의 91.4%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지금 공동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갈등과 상생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사회적 공간이 됐다. 층간소음, 흡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관리비 집행 및 사업자 선정 등 갈수록 다양화되고 복합화되는 분쟁 앞에서 현재의 행정 서비스는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는 끊임없는 공동주택 민원전화로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분쟁을 해결할 실질적 창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지자체별로 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인천시와 각 구의 운영 실적은 전무한 실정이다. 위원회 자체가 형해화돼 입주민들의 갈등을 중재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LH가 운영하는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로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 매년 2만 호 이상 증가하는 인천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현장 밀착형 민원 해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인천 시민들이 겪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고충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에 의존하는 체계에서 벗어나 인천의 실정에 맞는 ‘인천형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설립이 절실하다.
인천형 센터 설립은 갑작스러운 제안이 아니다. 인천시는 이미 2014년 공동주택 관리 조례를 제정했고 2016년 관련 연구 보고서 작성, 2021년 조례 개정 및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센터 설립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2023년 공동주택관리법 제86조의2가 신설되면서 지역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도 더욱 공고해졌다.
센터의 설립은 행정 기구 하나를 늘리는 일이 아니다. 입주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분쟁 같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쾌적한 주거 문화를 조성해 시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민생 사업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책적 결정과 실행력이다.
인천시의 센터는 향후 △공동주택 관리 정책 수립 및 교육·홍보 △체계적인 상담 및 자문 △관리실태 조사 및 감사 △분쟁조정 및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전담해야 한다.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민간 전문기관이나 단체와의 위탁 운영 모델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할 것이다.
향후 인천시의회 주최 정책토론회와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통해 이 문제가 핵심 공약으로 다뤄지길 기대한다. 2027년 사업 계획 수립과 예산 반영을 통해 인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 복지 시스템이 완성돼야 한다. 인천시가 선제적인 행정으로 300만 인천 시민의 평온한 주거 생활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을 이번에 꼭 마련해야 한다.
이경춘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인천시회장